
‘학생 글로벌 리더 세계 한 바퀴’ 프로그램은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으로, 교육청 중점 사업 중 하나이다. 올해에도 16개 분야에서, 학생 420여 명이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23개국을 탐방할 예정이다.
이정선 교육감은 광주 학생들에게 국제교류 기회를 제공하여 창의적인 세계 시민으로 기르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는데, 본인이 임기 중 세계 한 바퀴를 돌겠다는 기세다. 특히, 재난 지역 선포를 고민할 만큼 광주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직후에도 교육감은 미국으로 임기 중 여덟 번째 해외 출장을 떠나고야 말았다.
이정선 교육감은 특히 매년 미국으로 출장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디지털 리더 글로벌 현장학습’을 참관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이번을 포함해 총 8건의 국외 출장 중 업무협약을 위한 출장 2건을 빼면, 나머지는 학생 국제교류 관련 일정이었다.
문제는 이정선 교육감 국외 출장이 대부분 학기 중 진행되었고, 특히 이번처럼 지역에 중대한 재난이 발생할 때조차 자리를 비운다는 점이다. ‘교육청 리더’ 자리를 지키지도 않으면서, 다른 직원이 챙겨도 되는 ‘글로벌 리더’를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22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이 죽어가는 엄혹한 현장에서 대책 없이 행동하는 공직자들을 엄히 단속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재난방송의 총괄 책임자인 방송통신위원장의 여름휴가조차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반려된 상황에서, 광주시교육감의 국외 출장이 과연 적절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행정의 가치는 없다. 마찬가지로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교육의 가치는 없다. 교육감은 지역 교육의 총괄 책임자로서 교육의 일상을 성심껏 돌봐야 하며, 재난 상황에서는 더 각별한 책임 의식이 필요하다.
이정선 교육감이 재난 시기 강행한 국외 출장에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아울러 재난으로 무너진 교육의 공백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 적극 대처할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 7. 25.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