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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해남 한 바퀴’로 지역소멸 해소 방안 찾는다

2022년 3월 기준 전남 22개 시·군 중 △곡성 △구례 △고흥 △보성 △장흥 △강진 △해남 △함평 △진도 △신안 10곳이 ‘소멸위험 고위험(5등급)’에 접어든 것으로 통계청이 조사·발표했다. 4등급인 ‘소멸위험 진입’한 시·군도 △완도 △장성 △영광 △영암 △화순 △담양 △나주 △여수 등이다. 전남 22개 시·군 중 81.8%인 18개 지자체가 소멸위험에 진입한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출산율 저하나 고령화로 인한 ‘자연적 감소’보다 지역을 떠나는 유출인 ‘사회적 감소’가 지방소멸의 주요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존의 저출산 대책만으로는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곤란하다는 것.

교육청에서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지역화 교과서를 제작·연계한 ‘우리 지역을 알자’라는 취지의 직접 체험 중심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단기성으로 끝나는 실정이다.

반면 해남교육은 다르다. 해남의 학생들에게 지역의 역사, 생태, 진로, 경제 등의 지원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기회를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해남을 배우며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고향인 해남에서 꿈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키 위해서다.

지방소멸대책을 교육에서 찾는 해남교육지원청의 해남형 학생 중심 지역연계 교육활동인 ‘생생! 해남 한바퀴’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어란지초 학생들이 걸은 ‘민주 평화의 길’

지난달 31일(월) 어란진초 6학년 학생 6명은 해남군 옥천면 송산리에 있는 ‘옥산서실’을 찾았다. 이곳은 조선 전기의 문장가인 백광훈과 아들인 백진남 선생과 관련된 유물 등이 소장된 전라남도 유형문화제로 지정된 곳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그들의 업적과 유물을 관람했다.

 

또한 해남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에 민족대표 33인의 한사람으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을 쓰다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돼 온갖 고문을 견디가 옥사한 ‘지강 양한묵’선생의 기념관을 찾았다. 이어 학생들은 현충탑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올렸다. 이어 1980년 5·18의 정신이 깃든 해남읍교회 해남군청 등을 탐장했다.

 

해남은 오랜 전통과 유구한 역사를 가진 곳으로 마한 시대부터 찬란한 역사를 가진 곳이다. 특히 일본제국의 독재 정치에 대항했으며 우리나라 군사독재 정치에도 강한 저항을 펼친 곳이다.

 

해남교육지원청 김성원 장학사는 “어란진초 학생들이 체험한 역사 한바퀴는 ‘해남 민주 평화의 길’로 학생들이 역사 속에서 ‘민주·평화·인권’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보는 시간이다”며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을 위해 우리 고장 사람들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아보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체험의 취지를 밝혔다.

 

이 외에 해남교육지원청은 우리 민족의 뿌리를 지키고 얼을 되새기며 큰 뜻을 향해 힘을 모았던 해남의 다양한 유산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또 해남의 유명 관광지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몸과 마음으로 느껴 지역을 더욱 아끼며 사랑할 수 있도록 ‘해남의 자연 활동’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아이들이 떠나지 않는 현장 중심의 해남교육

지난 9월 해남교육지원청 취임 1년을 맞은 조영천 교육장은 ‘현장 중심의 행복한 해남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해남의 아이들이 해남에서 배우고 해남에서 꿈을 펼치는 해남형 교육자치를 꿈꾸고 있다”며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해남에서 지역 자원을 활용한 인재로 자라기 위해서는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해남 고등학생들이 대학 진학 또는 취업을 위해 매년 500명 이상이 지역을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해남형 교육자치 기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다’라는 주제로 지역화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초등학생은 해남의 역사문화 탐방 중학생은 해남의 경제, 직업체험을 고등학생은 해남의 미래먹거리 특강 및 체험활동을 통해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

 

이에 올해 2학기부터 ‘현장 중심의 행복한 해남교육’을 목표로 작은학교 활성화와 우리지역 알기 교과과정 확대, 중학교 야간공부방 지원금 지원 등을 추진했다.

 

◆지자체 등과 ‘해남교육 협력’ 논의도

지난달 11일 조영천 교육장은 해남군과 의회에 ‘해남교육지원청과 해남군의회의 협력체계 강화를 위한 교육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해남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맞춤형 지역화 교육과정인 ‘생생! 해남 한 바퀴’ 사업, 창의융합교육관 운영,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추진 현황 등 교육 현안이 다뤄졌다.

 

조 교육장의 설명에 대해 군의회도 “해남교육의 방향과 현안을 청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정책 수립 시 지역 교육력 향상을 위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조 교육장은 “군에서도 ’지자체에서 해야될 일을 교육지원청에서 해주고 있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며 “내년부터 정부예산 1억여원 가량이 지원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결국 해남교육지원청의 교육방향 추진 노력으로 해남군, 해남군의회가 지역 교육 현안 해결에 적극 협력기로 하는 결과를 이룬 것이다.

 

이렇듯 해남교육지원청은 지역에 어떤 다양한 직업이 분포해 있는지 학생들에게 알려 직장을 찾아 외부로 이동하는 인원을 최소화 하기 위한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지역에서도 ‘생생! 해남 한 바퀴’로 지역소멸 해소에 큰 밑거름을 마련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인터뷰>

조영천 교육장

“아이들이 해남에서 행복한 삶 사는 게 교육목표”

 

 

20년 전 해남공고에 재직할 당시에는 학생들이 LG나 삼성 등 대기업에 취업했다. 반면 2018년 교장으로 재직할 때는 대학 진학률이 70%였지만 학생들의 취업이 힘든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 학생들에게 타지가 아닌 해남에 미래먹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해남에 대해 잘 모른다. 따라서 학생들이 해남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취지다.

 

해남은 인구 소멸지역이다. 한해 대학 및 취업 등으로 학생 500~700여 명이 지역을 떠난다. 학업 등으로 지역을 떠나더라도 해남의 미래먹거리를 찾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해남의 역사·문화, 해남의 농산어촌 등을 학생들에게 알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나는 해남에서 나고 자랐다. 현재도 그렇다. 해남에서 교원 생활만 14년가량 했다. 그래서 지역에 대한 애착이 더 갈 수는 있다.

 

내년부터 중·고등학생도 해남에서 생산·가공되는 농산어촌업체, 예를 들어 해남 옥천 쌀, 전복, 김, 고구마 생산가공 농가업체를 방문해 재배 및 가공 이론을 배우고 실제 체험하는 활동을 할 것이다. 이는 학생에게 사후체험 교육까지 이뤄져야 실제로 성년이 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실질적인 체험은 해남의 면적이나 인구에 반해 어느 정도 생산력이 있는지를 비롯, 내가 지역에서 직업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지의 가늠도 가능케 한다.

 

해남교육지원청은 해남 학생들이 해남에서 태어나고 교육을 배워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인재로 키우고 있다. 그 인재들이 해남에 남거나 혹은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와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 해남교육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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