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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윤근호 전라남도화순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지도자(‘리더’의 순화 용어)는 어떤 조직이나 단체 등에서 목표의 달성이나 방향에 따라 전체를 이끌어 가는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구성원에 대해서 결정의 책임을 진다. 또한 집단과 외부와의 조정 기능 역할도 하며, 이 역할이 결여되면 그 집단의 외부 환경에 대한 적응 실패와 관계된다. 

 

진정한 지도자는 지위가 높지 않더라도 해박한 전문지식이나 깊은 감화력과 설득력으로 사실상의 방향을 결정하고 일을 추진해 나가는 사람이다. 진정으로 포용적 겸손에 이르고 싶거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며, “항아리는 깨어지면 쓸모가 없지만 가슴은 깨어져야 쓸모가 있다”는 격언처럼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

 

최고 지도자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있었던 지도력 실패 사례를 소개한다.  

 

필자가 홍(紅)지역 청(靑)학교에서 근무할 때 녹(綠)교감에 관한 내용이다. 교감도 학교에서는 중간 지도자인데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연수를 받고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으리라 생각하지만,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는지 교사들과 갈등으로 문제가 되어 본인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다.

 

녹(綠)교감은 청(靑)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 승진하여 황(黃)지역 교감으로 전출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종전에 근무했던 청(靑)학교 교감으로 전입하였다. 이후 녹(綠)교감은 청(靑)학교 교사들에게 옛날 교사 시절 동료로 생각하거나 대하지 말라는 식으로 거리감을 두며 중간 지도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수행했다. 구성원들이 절대적 추종을 하도록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태도로 보였다.  

 

더운 여름에도 양복 정장을 갖추어 입고 더구나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넥타이를 꼭 매고 다녔다. 그래야 권위가 있고 무시하지 않으며 영(令)이 선다고 했다. 양방향 소통이 아닌 일방통행식으로 업무를 추진해 나가니까 옛 동료 교사들은 “사람이 변했네, 저렇게 될 줄 몰랐네” 하면서 거센 반발과 함께 분란이 일어나 걷잡을 수 없는 갈등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결국 녹(綠)교감은 안정을 취하기 위해 병가를 냈다고 필자가 청(靑)학교를 떠나온 후 들었다.

 

위의 사례를 보면서, 지도자의 덕목에 관해 살펴보았더니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국가별, 민족별 행복의 기준, 행복도를 측정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도자의 덕목도 시대, 조직,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어 정의하는 것이 쉽지 않다.

 

‘공자’는 지도자의 덕목으로 온•량•공•검•양(溫•良•恭•儉•讓)을 들고 있다. 즉, 1) 온화하고(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 2) 어질고(정직하고 어진 마음), 3) 공경하고(진정으로 사람을 소중하게 여김), 4) 검소하고(절약 정신), 5) 겸양(상대방을 세워주고 인정해 주는 마음)의 인격을 제시했고,

 

‘박내회’는 1) 자신의 위치에 맞는 경험과 교육의 기본 자질을 갖추는 성숙한 판단력, 2) 가장 중요한 것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목표에 대한 정직성과 자신에게 맡겨진 것에 대한 책임감인 성실성, 3) 변화의 추이를 초기에 찾아 알맞은 시기에 대응하는 변화에의 민감성, 4) 조직의 성공이 달린 상상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으며,

 

‘박봉현’은 1) 유머 감각 없는 지도자는 편안한 지도자가 아니며, 2) 위트가 없는 지도자는 국민과 더불어 호흡하는 지도자라 할 수 없고, 3) 재치 없는 지도자는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 4) 위트 안에 들어 있는 엑기스는 가슴 깊은 곳까지 와 닿으며, 5) 지도자와 국민 간의 크게 벌어진 간극을 좁히고, 6) 이웃사촌처럼 친근감이 솟아나게 한다고 했다.

 

‘게리 하멜(Gary Hamel)’은 1) 누군가가 관할하는 재능과 자산을 사사로운 이익을 얻는 수단으로 삼지 않고 위탁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신의, 2) 자기 이익보다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관용, 3) 누군가가 현재를 기회로 활용하는 바로 그때, 미래를 지키는 자세를 견지하는 신중, 4)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나서서 해결하는 책임, 5)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조직에 기여한 만큼 확실히 보상을 제공하는 공정을 들었고,

 

‘존 맥스웰’은 1) 좋은 성격, 2) 영향력, 3) 긍정적인 자세, 4) 뛰어난 대인관계, 5) 분명한 재능, 6) 좋은 과거 경력, 7) 자신감, 8) 자기 훈련, 9) 훌륭한 대화 기술, 10) 비전을 향한 도전 의식 등을 제시했다.

 

어떤 연구에서, 15년 동안 세계 7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존경할 만한 지도자의 덕목을 설문 조사한 결과 1) 정직, 2) 선견지명, 3) 능력, 4) 영감, 5) 지성, 6) 공정성, 7) 포용력을 꼽았다고 한다. 이는 지도자는 믿을 수 있고 약속을 지키며, 미래의 방향에 대해 고무적이고 열정적이어야 하며, 인도할 만한 지식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따뜻한 카리스마’가 유행인 듯하다. 카리스마(charisma)는 그리스어 ‘kharisma’에서 유래된 것으로 ‘신의 특별한 은총’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대중을 따르게 하는 초인적인 자질, 대중 또는 조직 구성원을 복종하게 만드는 강한 마력이나 능력’으로 통한다.

 

지도력 코칭 전문가인 올리비아 폭스 카반(Olivia Fox Cabane)은 ‘카리스마는 타고난 것이 아니며 후천적으로 배워서 습득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일례로 카리스마 있는 사람은 상대방이 스스로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행동한다는 것이다. 카리스마는 존재감과 권력, 따뜻함의 합이며, 이 중 한 가지라도 없으면 카리스마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따뜻한 카리스마적 지도력은 서로의 마음을 열어주는 유머로 통하며, 경직을 풀어주고 포용력도 높인다. 자연스런 유머와 위트를 구사하는 지도자에게는 품위와 아량, 포용력과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독단적•직선적 카리스마로 상징되는 과거의 지도력은 저물고 나눔과 공유에 가치를 둔 지도력이 더 공감 가는 이유다.

 

필자가 생각하는 지도자의 덕목은 1) 청렴(이에는 공정, 책임, 약속, 절제, 정직, 배려가 포함됨-국민권익위), 2) 판단력, 3) 추진력, 4) 경청과 소통, 5) 감성, 6) 부드러운 미소, 7) 유머 감각으로, 이것을 갖춘다면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카리스마를 인정하고 따르게 되며, 지도자를 보고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즐거운 직장분위기까지 만들어져 업무 능률도 훨씬 높아지리라 믿는다.

 

(중간)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녹(綠)교감의 경우를 반면교사로 삼아, 권위는 ‘자신이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그들을 위해 몸과 마음으로 최대한 정성을 다하는 진정한 봉사에서 나온다’는 것과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면서 지도력을 발휘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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