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필로프 공원에서 고려극장까지, 몸으로 느낀 디아스포라의 역사
전라남도교육청학생교육원(원장 김찬중)은 7월 16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2025 전남독서인문학교 국외캠프’ 3일차 일정을 운영하며, 디아스포라 문학과 고려인의 삶을 중심으로 한 심화 인문체험을 이어갔다.
이날 학생들은 아침 일찍 판필로프 28인 전사공원과 젠코브 성당, 악기박물관을 탐방하며, 카자흐스탄 현대사와 다문화 공존의 배경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 도서인 『중앙아시아 인문학 여행』(홍종경)과 『작은 땅의 야수들』(김주혜)을 바탕으로 문화와 장소, 기억에 대한 질문을 품으며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오후에는 알마티 고려극장을 찾아 ‘고난 속에 피어난 끈질긴 삶’을 주제로 한 연극 ‘홍범도’를 관람했다. 학생들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준비한 ‘역사의 발걸음, 평화의 숨결’ 퍼포먼스를 무대 위에서 선보이며 독립운동의 의미를 자신들의 시선으로 다시 되새겼다.
이어 카자흐스탄 국제관계 및 세계언어문화대학교와 연계하여 진행된 특강에서는 현지 한국어학과 고려인3세 한넬리교수로부터 고려인의 디아스포라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강의을 듣고, 교수님과의 깊이 있는 문답과정을 통해 사유를 확장했다.
저녁에는 카자흐스탄 현지 대학의 한국어학과 학생들과 교류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을 매개로 문학 속 인물과 장면에 대한 깊이 있는 주제 토론을 펼쳤고, 조별 프로젝트 발표 시간을 통해 ‘공존, 연대, 역사적 기억’을 주제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발표했다.
이번 활동은 단순한 문학 독서에서 나아가 실제 공간과 사람, 언어를 통해 감정과 기억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 전라남도교육청학생교육원은 학생들이 디아스포라의 삶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며 세계와 한국사를 입체적으로 성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설계했다.
전라남도교육청학생교육원 김찬중 원장은 “학생들이 문학과 역사, 삶의 현장을 직접 연결해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을 기르는 시간이 됐다”며 “카자흐스탄에서의 경험이 단지 여행이 아닌, 진정한 인문학 실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강용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