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부자 ‘우상화’가 아닌, 이용자 편의 중심으로 도서관 운영돼야
학벌없는사회, 명칭 변경공간 활용 문제 해결 위해 이용자 대상 서명운동 예정
○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최상준도서관은 광주광역시교육청 중앙도서관 분관 형태의 공공도서관으로, 2014년 개관 이래 학생과 지역민의 배움터로 자리매김해 왔다.
– 특히 2021년 증축 이후 이용자 수는 2022년 112,174명, 2023년 123,100명, 2024년 152,616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며 지역 거점 공공도서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이러한 도서관 활성화의 배경에는 기부자의 선의가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남화토건 주식회사 대표이사였던 최상준 씨는 도서관 건립과 증축에 사재를 들였으며, 소장품과 미술품을 기증하기도 했다.
○ 그러나 문제는 시민 의견을 배제한 채, 도서관 명칭을 기부자의 호를 따서 ‘석봉도서관’으로 정했고, 이후에는 기부자의 요구에 따라 ‘최상준도서관’으로 변경했다는 점이다. 이는 공공성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다.
– 참고로 광주시교육청 중앙도서관이 2021년 10월 실시한 도서관 명칭 변경(석봉→최상준)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 반대 의견(63%)이 압도적이었다. 자유 의견 기재에서도 찬성은 16건에 불과한 반면, 반대는 145건에 달했는데, ‘반대 논거가 구체적이고 타당하다.’는 교육청 내부 평가까지 있었다.
▲ 석봉도서관 명칭 변경 관련 이용자 설문 조사 결과 보고서 중
– 그럼에도 광주시교육청은 이 설문조사 결과를 광주시의회 보고 과정에서 누락했고, 토론회나 공청회 등 시민 의견 수렴 절차도 생략한 채, 명칭 변경을 위한 입법예고에 그쳤다. 이러한 부실한 행정은 반드시 감사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 더 큰 문제는 최상준도서관의 일부 공간이 기부자의 개인 기념물 보관 용도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 현재 최상준도서관 2층의 절반 면적은 ‘석봉기념관’과 ‘석봉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기념관에는 기부자 본인의 훈·포장 상장 및 사진, 가족·여행 사진, 공예품 등이 전시되어 있으나 이용자가 없어 사실상 미개방 상태이다.
▲ 석봉기념관 방명록 중(2022. 4.부터 2025. 1.이내 방명록을 작성한 사람이 없음)
– 미술관 또한 상당수 출처 불명의 작품 전시에 그쳐 공공 미술관으로서의 기능과 가치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 공공도서관은 특정 기부자를 기리는 기념관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함께 지식을 나누고 경험하는 열린 배움터여야 한다. 따라서 이번 문제 제기를 계기로 기부문화의 본뜻을 되새기고 공공재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이에 우리 단체는 다음과 같이 광주시교육청에 촉구한다.
– 최상준도서관 명칭 변경 결정을 재검토하고, 공공성에 걸맞은 명칭으로 변경할 것.
– 기념관·미술관의 물품은 기부자에게 반환하거나 대체 장소로 사회 환원할 것.
– 향후 기관 명칭 변경 시, 시민 의견 수렴을 거쳐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것.
- 8. 21.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