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따로, 광주시 따로,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거죠”
“오락가락 행정에 학생들만 피해 보는 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광주 중·고생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둘러싼 질병관리본부와 광주시의 갈지(之)자 행정으로 광주 교육현장에 ‘코로나 포비아’에 따른 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기관 1차 양성 판정 후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의 자체 검진까지 4차례 추가검사에서 모두 음성판명이 나온 가운데 질본이 “1차 검사 양성이 맞다”고 발표하고, 광주시는 해당 학생 2명을 확진자로 등록했다가 뒤늦게 ‘판단 보류’로 돌아서면서 혼란과 불안만 가중되고 있다.
교육청과 해당 학교는 물론이고 심지어 인근 학교와 의심 학생들이 다니던 학원, 거주지 주변, 1차 검진 의료진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와 학원, 등교길 대중교통까지 뒤숭숭한 분위기가 빠르게 전파되면서 혼란의 연속이다.
의심환자가 나온 유덕중과 대광여고는 질본의 ‘사실상 양성’ 판정과 광주시의 확진자에 준하는 방역 조치로 전 학년을 대상으로 등교수업을 2주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고, 이로 인해 고3 수험생들의 경우 전국 단위 6월 모의평가를 25일 등교 이후 별도로 치러야 할 상황이다.
6월 모의평가의 경우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접 출제하고 재수생 등도 응시해 ‘진학지도 가늠자’로 여겨지고 있다. 교육 당국과 학부모, 학생 모두 아우성인 이유다.
두 학생과 접촉한 1118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이 중 117명은 밀접 접촉자로 구분해 자가격리 중인 가운데 대광여고에서는 질병관리본부 통보를 근거로 ‘양성 판정이 내려졌다’고 학부모·학생들에게 일제히 문자 통지문을 보냈다가 뒤늦게 정정해 혼선이 가중됐다.검체 채취나 검사기관의 오류라기보다 두 학생의 사례가 병리학적으로 매우 특이하다며 질본과 광주시가 엇박자 속에 최종 확진자 분류를 사흘 이상 늦추면서 교육 현장에선 코로나 공포에서 비롯된 ‘불안한 소문’이 난무했다.
이 과정에서 여고생 의심환자가 다닌 남구 모 미술학원의 경우 자체 방역과 함께 한시적 휴원에 들어갔고, 인근 또 다른 유명 미술학원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자율적 휴원을 결정했다.
또 의심환자가 다닌 미술학원에 전남 학생 2명이 함께 다닌 사실이 확인되면서 해당 학생들의 동선 파악과 학교기숙사 운영 문제를 놓고도 긴급 대책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1차 진단을 한 민간의료기관 소속 의료진의 초등생 자녀가 다니는 학교와 학원에 대한 신상털기식 소문까지 무성하게 나돌았다. 일부 맘카페 등 SNS에서는 방역당국의 허술한 발표와 잦은 번복 등에 의구심을 보내며 진상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폭주하기도 했다.
의심환자들의 동선도 제한적으로 공개되면서 학교나 거주지 주변 주민들의 불안감도 만만찮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방역당국 내부에서 혼선이 빚어지는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순차적 등교수업이 긴장감 속에 마무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와 같은 일이 터져 당혹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