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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제야 중학생 된 것 같아요” 개교 3개월 만의 첫 등교

“잠깐만, 체온 측정하자. 개인용 물병 꼭 사용해야 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의 등교가 시작된 8일 오전 광주 광산구 고실중학교.

올해 3월1일 처음 문을 연 이 학교는 전교생 1학년 8개반 280여 명이 3개월 만에 등교를 시작했다.

교사들은 등교 1시간 전부터 열 화상카메라 등 장비를 점검하고, 교내 방역 상황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교문 주변에는 ‘오래 기다렸지? 어서오렴~ 등교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사랑해! 환영해! 함께하면 괜찮을거야~’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입학식 없이 첫 등교를 맞은 1학년 학생들도 잔뜩 기대 섞인 표정으로 교문에 들어섰다. 아직 교복조차 맞추지 못한 학생들이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곳곳에 배치된 교사들의 안내를 받아 1m 이상 간격을 두고 줄을 섰다.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은 교사들의 안내에 따라 비교적 질서있게 학교 건물로 들어갔다. 1곳으로 일원화한 출입구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보건 교사 2명이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에게 인사를 하려다 ‘거리두기’를 어겨 교사의 제지를 받는 학생도 있었다. 

등굣길에 땀이 나 비접촉식 체온기로 재차 체온을 재는 학생들도 속출했으나, 귀가 조치된 학생은 없었다.

체온 측정을 마친 학생들에게는 학교측이 준비한 개인용 물병과 일회용 마스크 2장, 마스크를 담을 수 있는 주머니 등이 지급됐다. 

중학교 1학년 조현빈(14)군은 “새로운 친구들을 드디어 만나게 돼 기분이 좋다”면서 “감염에 대한 걱정도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는 PC방 같은 시설을 방문하지 않는 등 위생 수칙을 준수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동급생 강다연(14)양은 “온라인 개학이 있었지만 등교는 처음이라서 중학생이 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 새 친구들과 새로운 공부를 한다는 생각에 설렌다”면서도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있다. 위생 관리에 신경을 쓸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4월9일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지만 개교 이래 첫 수업인지라 교사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밀접 접촉 가능성이 높은 급식시간에도 방역 대책을 강구했다. 우선 1학년 1~4반, 5~8반 등 전교생을 크게 두 조로 나눠 각각 40분씩 급식시간을 따로 두고 수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급식소 출입 시에는 체온 측정을 진행하고, 이상 체온이 나타난 학생은 별도 격리 조치된다. 담임교사가 각 반을 통솔해 일괄 배식을 받을 수 있도록 통제한다. 급식소 내 좌석도 최대한 간격을 유지해 접촉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쉬는 시간도 10분에서 5분으로 줄여 오후 2시께면 모든 수업 일정을 마칠 수 있도록 시간 계획을 조정했다.

교실 내 책상도 띄엄띄엄 떨어져 있었다. 복도에는 줄로 연결한 의자를 놓아 일종의 ‘중앙분리대’를 설치해 동선 중복을 최소화했다.

오전 9시 수업이 시작되자 각 반 담임 교사들은 수업을 시작했다.

첫 등교 수업의 교육내용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이었다. 교사는 ▲마스크 항상 착용 ▲개인용 물컵 사용 ▲쉬는 시간 친구들과 ‘거리두기’ ▲손 자주 씻기 등의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구남해(53) 고실중 교감은 “등교하는 학생 중 체온이 37.5도가 넘을 경우엔 건물 밖 천막으로 격리한 뒤 학부모에게 곧바로 알려 조치를 취한다. 감염 확산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며 “각 교실과 교무실에도 손 소독제·일회용 장갑·소독 티슈 등 방역물품을 구비해놨다.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방역 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등교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4차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돼 온 초·중·고등학교 학년별 등교 조치가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 모든 학년 학생들이 이날부터 교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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