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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용 노출영화 보여준 중학교 도덕교사 ‘혐의 없음’

성교육 수업 중 신체노출 장면이 담긴 프랑스 단편영화를 상영한 혐의로 송치된 광주 모 중학교 도덕교사 배이상헌(57)씨가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를 받는 배이상헌 교사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배이상헌씨는 재작년 9∼10월 1학년, 지난해 3월 2학년을 대상으로 ‘성과 윤리’ 수업을 하면서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당하는 다수'(Oppressed Majority·2010)를 상영했다. 10분 분량의 이 영화는 남녀간 성역할을 뒤바꾼 ‘미러링 기법’을 활용, 성불평등을 다루고 있다. 

 

육아를 책임진 남성이 여성들에게 성희롱과 성폭행을 당하고, 여성 경찰관이 가해 여성 편에서 수사하는가 하면 남성들이 상의를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현실의 모습을 빗대 여성 배우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공공장소를 거니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경찰은 여성 신체 일부가 노출되는 장면 등 일부 장면이 중학생이 관람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 지난해 9월 이 교사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 6일 시민위원회를 열고, 이 사건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검찰 시민위원회는 검사의 설명을 들은 뒤 위원 간 논의 끝에  불기소 의견을 제시했다.

 

검찰 시민위원회는 검사가 심의·요청한 사건에 대해 기소 여부 등을 심의하는 국민형사 사법절차 참여 제도다. 시민위는 2010년도 검찰 개혁 방안의 하나로 만들어졌다. 미국의 대배심제와 유사하다. 위원회의 결정은 권고적 효력만 있다.

 

검찰은 모자이크 처리 등을 하지 않고 성교육자료로 상영, 일부 학생들에게 불쾌감과 성적수치심을 준 사실은 인정된다고 봤다.

하지만 도덕교사로서 성교육의 목적으로 사용했던 점, 해당 영화가 사회 현실과 성별을 바꿔 생각해 봄으로써 성차별에 대한 인식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점 등에 비춰볼 때 배이상헌 교사가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라는 악의적·부정적 태도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해당 단편영화를 상영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영화 상영 뒤 일부 학생들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민원을 제기했으며, 광주시교육청은 성 비위 사건 매뉴얼에 따라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또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배이상헌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한 뒤 직위 해제하는 한편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전교조 광주지부 등은 “성평등 수업을 한 교사를 성 비위로 내모는 것은 과도한 교권침해”라며 “관련 절차를 모두 중단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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