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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이 모여 만든 행복, 삼향동초등학교

‘사랑으로 가르치고 신나게 배우는 행복한 학교’ 전라남도 무안군 삼향읍의 농촌 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삼향동초등학교의 교육 비전이다. 농촌에 자리 잡고 있지만, 차로 10분(약 5km)의 거리에 있는 남악신도시와 공동학구를 운영 중이라 도시 학생들의 비중이 높은 학교다.

농촌 학생들과 도시 학생들의 뒤섞임, 마음과 여건이 힘든 학생들의 높은 비중, 중증도의 비중이 높은 특수학급 등의 다양한 어려움이 혼재된 상황 속에서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학교문화 정착과 신나게 배울 수 있는 교실 속 학습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삼향동초등학교의 중점적인 교육활동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자기 주도적인 학습 실천 프로그램
학생들이 학습에 관심과 흥미를 느끼고 몰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학습의 내용과 과정이다. 이 두 가지가 충족되면 학습에 대한 흥미도와 성취도가 높아져 신나는 교실 수업이 가능해진다. 삼향동초등학교에서는 이 두 가지를 어떻게 교육활동에 적용하고 있을까?

첫째,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삶과 상황에 연계된 교육과정 및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프로젝트 학습의 과정을 통해 성취기준 달성을 위한 학습의 내용과 과정에 몰입하도록 유도하고 고민과 탐구의 경험으로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둘째, 학생들의 흥미 있는 주제나 삶과 연관된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탐구하고 고민해보는 자유 주제 탐구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교과서를 뛰어넘고 교과 학습 범위를 넘어서는 다양한 주제를 친구들과 함께 탐구해보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습득하고 있다.

◆기초학력 향상 전담 프로그램
유의미한 학습을 위해 중요한 또 다른 요소는 해당 학습에 참여하기 위한 ‘*학습준비도’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선수학습 정도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러한 요소가 부족한 학생들이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이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초학력 전담 강사를 운영하고 있다. 도교육청 차원에서 운영하는 기초학력 전담 교사가 지원되지 않는 학교이기에 별도의 예산을 활용,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을 풀아웃(pull out: 해당 학생을 일반 수업에서 빼내어 별도로 수업을 진행)의 형태로 지원한다.

둘째, 도교육청 지원의 학교 프로그램과 저학년 위주의 학급별 기초학력 향상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두드림 학교, 천천히 배우는 학생 등의 도교육청 지원 프로그램을 학교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고 저학년 위주의 한글 기초 문해력, 기초 수해력 습득 학급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개발해 지원하고 있다.

*데이비드A.수자(2019), 뇌과학을 적용한 개별화 수업, 한국뇌기반연구소, 학습준비도 : 학습의 지식, 이해, 기술에 학생이 얼마나 근접해있고 그에 능숙한가를 지칭

◆3바 3더 실천 프로그램
삼향동초등학교는 인성교육 측면의 교육활동도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그중 학생들의 평소 생활 태도와 삶에 대한 마음가짐을 교육하기 위한 ‘3바 3더 실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3바 프로그램은 ▲바르게 인사하기 ▲바른 자세 갖추기 ▲바르게 말하기를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바르게 공수인사를 하고 항시 바른 자세로 생활하며 바르게 말하고 경청할 줄 아는 역량을 기르기 위함이다. 평소 수시로 담임 교사가 지도를 하고 우수 어린이를 한 달에 한 명씩 선발해 시상하고 있다.

3더 프로그램은 ▲더 칭찬하기 ▲더 감사하기 ▲더 나누고 배려하기를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서로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주변을 배려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함이다. 이 역시 담임 교사의 지도와 우수 학생을 선발해 시상하고 있다.

◆6년 단위 꿈키움 방과후학교
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는 자아실현을 위해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고 진로탐색과 결정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방과후학교가 대부분의 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1년 단위의 단기성 프로그램으로 연계성과 방향성이 부족한 형태로 운영 중인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의 벽을 넘어서고자 삼향동초등학교에서는 6년 단위의 연계성 있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으로 자신의 진로와 꿈을 찾고 체험해보기 위한 교육적 경험을 제공한다. 첫째, 학년 군별 프로그램으로 학년별 발달 특징에 알맞은 교육 프로그램인 ▲학교 특색 : 뮤지컬, 방송댄스 ▲외국어 프로그램 : 영어, 중국어를 진행 중이다. 둘째, 무학년제 선택 프로그램으로 ▲미술 ▲컴퓨터 ▲풍물놀이 ▲바이올린 ▲플롯 ▲뉴 스포츠 등을 운영, 선택의 폭을 넓혀 다양성을 확대 시켰다.

◆뮤지컬 교육프로그램
삼향동초등학교는 특색 교육활동으로 운영하는 뮤지컬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2013학년도에 교육부 지원 사업으로 처음 시작한 뮤지컬 교육 프로그램은 2022학년도 뮤지컬 공연이 10회째를 맞이하고 있을 정도로 역사와 전통을 쌓아가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끼를 펼칠 수 있고 주변 친구들과 어울려 목표를 달성하는 소중한 경험을 체험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상황 때문에 온라인으로 공연을 진행한 2020학년도, 2021학년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도소리 울림터,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등에서 학부모와 지역주민, 주변 학교 교직원 등을 초청해 공연했다.

2022학년도에는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소공연장에서 200여 명을 초청, 뮤지컬 위키드를 공연해 주변의 찬사를 받았다.

세부 운영은 1·2학년은 기초 단계로 국악 및 방송댄스로 기초 소양을 기르고 3·4학년은 기본 단계로 장면별 춤, 노래 등을 배우기 시작하며, 5·6학년은 심화 단계로 심화학습을 운영하는 등 계획적으로 학생 뮤지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학생 다모임 자치 프로그램
교육의 기본 방향과 원칙은 올바른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민주시민교육이 진행 중이며 그 중 가장 중요한 활동은 학생자치 프로그램일 것이다. 진정성 있는 자치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으로 회의 상에서 간단한 반성과 교육적 언행을 하고자 다짐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며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삼향동초등학교에서는 학급 다모임과 전교 다모임의 연계성을 강화해 운영 중이다. 이는 개개인의 의견이 모여 하나의 결과물이 생성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고 있고 내가 가진 작은 문제의식이 다양한 논의 과정을 거쳐 해결되는 과정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할 수 있다. 여기에 학생회 주관의 다양한 학교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운동회, 나눔 장터, 크리스마스파티, 융합교육 축전 등 많은 교육활동을 스스로 계획·운영하고 성찰해나가는 과정을 거쳐 추진됐다.

◆학생 자율 동아리 운영 프로그램
삼향동초등학교에서는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학생들의 흥미도에 관심을 가졌다. 즉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교육적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개개인의 희망사항을 충족시킬 수는 없을지를 고민했다.

학생 자율동아리는 제목 그대로 학생들이 희망하는 동아리를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회원을 모집, 중간놀이, 점심시간, 그 외 다양한 시간을 활용·운영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담당 교사는 신청서를 수합하고 실제 운영가능하고 비교육적이지는 않은지 정도만 검토 후 승인해주는 절차만 담당한다. 지도교사 역시 안전과 생활지도 정도만 관여할 뿐 동아리 운영 자체에는 개입하지 않고 학생들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 ▲미술부 ▲운동부 ▲클레이만들기 ▲독서부 ▲방역부 등 9개 동아리가 운영 중이다.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몰입하였고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가며 의미 있게 운영해 나가고 있었다. 진정한 학생자치가 실현되는 순간이었고 성장의 빛이 발현되는 장면들이었다.

◆교원 전문성 신장 프로그램
다양한 교육활동이 유의미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교원의 전문성은 필수적이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교육과정과 수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 상생하며 스스로 발전해나가는 문화, 민주적인 학교문화와 시스템 구축에 대한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삼향동초등학교에서는 2022학년도 많은 교원 전문성 신장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첫째, 학급 단위의 기초학력, 민주시민교육, 독서교육 등 다양한 주제에 연구하는 소모임을 운영했으며 그 결과 효과적인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있었다.

둘째, 교원 스스로 공부하고 성장하기 위한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운영했다. 본교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교원들이 많다. 교육과정과 수업, 사회 교과목, 스마트교육, 기초 문해력 등 다양한 주제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은 교사들이 각 분야에 대한 연수와 토론을 진행해 서로 발전하는 교원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셋째, 외부 강사를 초청, 블렌디드 수업, 학급 경영 등에 대한 전문적인 컨설팅이 수차례 이뤄졌다. 전라남도의 전문성 있는 교사들의 강의와 컨설팅은 많은 고민과 성찰을 남겨줬으며 이는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넷째, 민주적인 학교 문화와 시스템 마련을 위한 교직원 원스톱 다모임을 월 1회 이상 실시햇다. 교직원 다모임은 관리자들의 의견을 제외하고 선생님들만의 의견을 공유하고 모으며 성찰해나가는 과정을 경험하기 이한 자리다. 이를 통해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고 이는 교직원들의 주인 의식을 향상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맞춤형 학생 및 학부모 상담 프로그램
2022학년도를 맞이하며 삼향동초등학교에서 가장 크게 달라졌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Wee클래스가 개설됐다는 것이다. 개성이 강하고 마음이 힘든 학생들이 많은 본교 특성상 즉각적인 상담 지원과 치유 프로그램 등은 아주 중요하다. 또한 더욱 중요한 것은 학부모 지원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첫째, 학생 개인 상담과 학급 집단 상담 프로그램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계획된 상담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지원이 즉각적으로 필요한 학생과 학급은 WEE클래스 상담교사를 통해 바로 조치가 이뤄졌고 장기적 상담 역시 진행돼 학생들의 문제 행동이 크게 감소됐다.

둘째, 지속적인 학부모 상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외부 강사 초청을 통한 학부모 교육, 상담 교사의 학부모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학부모 개별 상담 진행 등이 2022학년도 진행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 2023학년도에는 1년 단위 학부모 교육이 계획되어 있어 더욱 유의미한 프로그램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 스포츠 클럽 프로그램
코로나19 상황 이후 학생들의 건강 체력과 비만도는 부정적인 데이터만을 보여주었고 이는 우리 삼향동초등학교 역시 마찬가지였다. 많은 부분 제한적이던 상황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학생들의 활동에 대한 욕심을 채워주기 위해 올해 새로 전입해오신 스포츠 지도사 교사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한 헌신과 체계적인 교육활동 프로그램의 접목은 학교 스포츠 클럽 대회 배드민턴 부분 전라남도 3위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결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학생들을 지원했던 체계적인 전체 교육 시스템과 담당 교직원의 헌신적인 노력, 학생들의 열정을 응원해준 많은 교사의 사랑이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2023학년도에도 지속될 것이고 확산할 것이다. /임용태 교무부장

“실수를 많이 해봐야 개선점을 알 수 있다”

<인터뷰> 김영길 교장

우리 학교의 교육 비전이 ‘포용성도 갖고 또 새로운 생각도 가진 주도적인 어린이’다.

이런 참 비전이 초중고 과정을 다 거친다음에 만들어지는 개념이 아닌 매일 수업시간 작은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주도적으로 계획도 세우고 실천을 통해 평가도 해보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경험시키고 있다. 현재 주로 역량이나 민주시민이 학교 교육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이지만 내용만을 가르쳐 왔다.

삼향동초는 다르다. 자신을 경험하게 하는 교육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평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학생 스스로 운동회를 비롯해 각종 행사의 계획을 세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동아리도 학교에서 정해주지 않는다. 학생들이 원하는 동아리를 만들어 계획에서부터 모집, 참여, 운영, 평가까지 이어진다. 학교의 정규 수업외의 활동은 학생들이 직접 계획하고 진행하는 방식이다.

도서관도 학생들이 대부분 기획했다. “계단에도 책을 고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실내 구조는 이렇게 해주세요.” 등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조성했다.

규칙도 학생 스스로 만들어 나간다. 한 예로 현재 남악신도시와 공동학구제를 운영 중이다. 통학버스로 이동을 하는데 처음에는 서로 잘 알지 못해 욕이 남발됐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다모임을 통해 통학버스에서 지켜야할 규칙을 스스로 만들었다. 서로의 의견을 모아 만든 규칙이라 잘 지켜지고 있다.

학생들이 주도하면 실수도 따른다. 하지만 학교 말고 실수를 연습할 공간의 거의 없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실수를 많이 해봐야 그것을 되짚어보면서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경험해 나가니까 아이들이 부쩍 커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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