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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학생교육수당 추진에 대한 전남교육회의 입장

김대중 교육감의 공약사업이었던 전남학생교육수당(이하 학생수당)’의 실현이 사실상 좌초 위기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학생수당의 지급은 보건복지부의 협의와 승인을 거쳐야 가능한 사업으로 지난 5월 23일과 8월 24일, 2차례 협의 결과 ‘재협의’ 통보, 사실상의 ‘수용 불가’ 통보를 받았습니다.

 

공적 지원(학생수당)이 필요한 대상에 우선 지원할 수 있는 기준 미비와 지급 목적에 맞는 사용처 관리 대책 보완, 정부 아동수당과 광역·기초단위 각종 교육지원금과의 중복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학생수당 공약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없으며 곧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김대중 교육감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학생수당 추진과정에서 보여준 전남교육청과 김대중 교육감의 불통 행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생수당은 연간 500~600억 원이 투입되는 엄청난 사업입니다. 하지만 전남도민들은 학생수당의 교육적 의미와 필요성, 사업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우려와 보완지점, 더 나은 사업 방법 등 학생수당과 관련된 어떤 이야기를 나눌 공간도 얻지 못했고 교육청이나 교육감에게 전달 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또한 전남도민은 학생수당 사업 추진과정이나 경과에 대해서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초기 기본소득 개념에 가까웠던 ‘학생교육수당’의 지급 목적이 교육격차와 인구소멸 대책으로 슬그머니 바뀌었으나 전남도민 누구도 이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조건부 조례가 만들어지고 보건복지부 협의가 2차례 진행되고 모두 사실상의 불가 통보를 받은 것도 몰랐습니다. ‘전남학생교육수당’이 추진되는 전체 과정이 한마디로 깜깜이 그 자체였습니다.

 

전남교육청의 불통 행정으로 전남도민은 한순간에 언제, 어떻게 줄지도 모르고, 주면 받고 안 주면 어쩔 수 없는 수동적 객체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교육자치 시행 23년, 적어도 전남에서 연간 수백억이 투입되는 사업이 이토록 일방적으로 도민들과의 소통 없이 추진된 적이 있었나 돌아보기를 바랍니다.

전남교육청과 김대중 교육감은 도민과의 약속인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것에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윤석열 정부의 기조를 보면 보편적 복지의 일환인 학생수당 지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학생수당의 실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민들과 시민단체, 지자체까지 소통, 합의하고 힘과 지혜를 모아가는 과정이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전남교육청과 김대중 교육감은 도민과 시민단체, 지자체의 협력을 통해 추진하기보다는 정부와의 우호적 관계 형성을 통해 이를 돌파하려고만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실리도 명분도 챙기지 못한 채 씁쓸한 입맛만 다시고만 꼴이 되었습니다.

 

전남교육청과 김대중 교육감은 지금이라도 솔직히 학생수당의 이행이 난관에 부딪혔음을 도민에게 밝히고 도민들의 지혜와 힘을 구해야 합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도민의 지혜와 의견을 묻고, 공론화하여 일을 처리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그토록 추구하고 바라는 교육자치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방자치를 침해하고 도민을 무시하는 월권을 중단해야 합니다.

 

자치 분권의 대의에 맞게 자치의 권한과 책임을 존중할 것을 윤석열 정부에 요구합니다. 중앙정부의 예산을 쓴다는 것도 아니고, 전남 자체의 예산을 활용하여 도민들의 동의를 통해 실시하려는 사업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옳지도 않으며 지방자치를 훼손하고 지역민을 무시하는 명백한 월권입니다. 전남교육청이 학생수당을 추진해라 말라 간섭할 일이 아닙니다.

 

전남교육청의 반성과 함께 전남도와 전남도의회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전남은 심각한 인구절벽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민관을 막론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대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생수당도 그 일환으로 고민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에게 매월 5만원에서 1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지역소멸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 황당한 얘기일 수 있습니다.

 

우리 전남에서 인구절벽의 위기에 대응하는 교육적 대안은 “우리 지역의 아이들의 육아와 교육만큼은 지역 공동체가 책임진다.”는 개념에 근거한 전면적인 무상교육과 육아, 돌봄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당연히 전남도민들과 교육 가족들의 지혜와 협력을 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제라도 도민과 함께 학생수당의 교육적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과정을 시작으로 전남도민의 뜻과 지혜를 모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한 전남도와 전남도의회의 역할을 기대하고 요청합니다. 특히 전남교육청은 학생수당을 전남교육청만의 사업으로 축소 시킨 과를 겸허하게 돌아보고 지자체와 도민의 지혜와 협조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전남교육회의는 전남의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고, 전남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가르치는 일이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도민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전남교육회의는 이를 위해 교육시민사회의 역할을 충실하게 걸어가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전남교육회의에 요구되는 어떤 역할도 기꺼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 9. 12.

 

전남교육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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