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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기연습·훈련할 곳 없어요” 예체능 특기생들 악전고투

코로나19로 온라인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예·체능 전공학생들이 실습과 훈련 공백으로 애를 먹고 있다.

13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고3, 중3을 시작으로 사상 첫 온라인 수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예술과 체육 전공 특기생들은 원격강의의 불편에다가 실기와 훈련 장소마저 마땅치 않아 2중3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예술고의 경우 음악과 국악, 미술, 한국화, 무용 등 5개 분야 전공학과별로 ‘온라인 학급방’을 개설해 원격수업을 운영 중이다.

교사와 실기강사가 시범영상을 올리고 학생들이 개별 연습영상을 전체에게 공개되지 않도록 1대 1 대화방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이후 교사와 강사가 개별 피드백, 즉 온라인 실기지도를 하게 된다.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라이브방송을 통한 실기지도도 준비 중이다.

무용과 추승연 부장교사는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전공별 교사들과 강사들이 협력해 영상촬영에서 편집, 학생 실기영상에 대한 맞춤형 피드백까지 시간과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며 “출석률도 좋고, 과제 제출에도 잘 참여하고 있어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의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 학생들이 실기를 연습할 수 있는 홀 또는 방음시설이 완비된 공간이 없어 개인적으로 홀이나 음악실을 찾아서 연습영상을 촬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무엇보다 크다.

또 음악에 맞춰 실기연습을 해야하는 무용과의 경우 음악사용에 대한 저작권법 위반이 우려돼 음악 반주를 직접 녹음해야 할 처지다.

실기 과목 특성상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실습장소의 제약으로 학생들의 과제 탑재 시간이 늦어지면서 교사와 강사가 늦은 시간까지 피드백을 제공해야 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시교육청 박익수 체육예술융합교육과장은 “교사, 강사들이 원격수업 시범영상을 제작할 때 저작권과 초상권, 개인정보보호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며 “영상 제작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체육특기생들은 대회까지 중단돼 마음고생이 크다. 수상실적을 쌓지 못할 경우 현 대학입시 체제에서는 프로·실업·대학 진학이 사실상 불가능해 관계기관 등이 모여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로와 대학, 실업팀 진학을 앞둔 광주의 고3 체육특기생은 축구 21명, 야구 35명 등 모두 196명이다. 초·중·고는 127개 학교에 1630여명이 등록돼 있다. 전남은 2650여명의 특기생 중 고3이 260여명이지만 원격수업이 길어지면서 교육공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들은 교육당국의 방침에 따라 지난 2월부터 공식훈련이 금지돼 있으며 학교마저 전면 폐쇄돼 운동장과 훈련시설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감독·코치진과의 접촉도 온라인 수업동영상 등을 통한 원격지도로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체육시설도 출입이 금지돼 특기생들은 한적한 공원을 찾아 달리기나 기초체력훈련 등으로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행 규정상 프로·대학·실업팀 등에 가려면 대회성적과 기록이 있어야 하지만 지역대회를 비롯해 전국대회까지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스펙쌓기가 어렵고, 코로나19가 진정돼 대회가 재개되더라도 장기간 훈련 공백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와 부상 우려까지 높은 상황이다.

광주 지역 고교 축구감독은 “일반 학생들의 경우 온라인 개학으로 어느 정도 숨통은 트였겠지만 특기생들은 훈련조차 못하고 있어 진로지도가 막막하다”고 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전례없는 특수상황인만큼 입학 조건을 완화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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