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교육청  / “폐교만은 막아야” 전남 ‘초미니 학교’들의 몸부림

“폐교만은 막아야” 전남 ‘초미니 학교’들의 몸부림

전남 강진북초등학교 홈페이지 교직원 인사말의 제목이다. 7명의 교직원은 유일한 재학생인 ‘현수군’의 소중함을 강조한 뒤 “현수의 웃음소리가, 교직원의 웃음으로, 나아가 지역민 모두의 웃음꽃으로 피어나도록 희망을 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강진북초에는 5년째 신입생이 없다. 6학년 현수군마저 내년초 졸업하면 장기 휴교나 폐교에 직면하게 된다. 절박한 심정에 총문회가 발벗고 나섰다.

지난 2011년 전교생이 17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내몰렸을 때도 야구부를 만들고 프로구단 출신 감독을 영입해 눈물겨운 모교 살리이 운동에 나섰던 동문들이다.

“폐교만은 막아야 한다”며 그동안 7억∼8억원의 지원금을 쏟아 부은 동문들은 “이대로 포기할 순 없다”며 이를 악물었다. 외국어와 음악, 미술, 무용 분야 등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모집한 뒤 전교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동문들을 중심으로 추친협의회를 꾸리고 장학금 지급 확약서도 작성, 교장에게 제출했다.

동문과 교직원들은 학부모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고, 공청회와 진학설명회도 열고, 방과후 특기적성 무료교육도 내걸었지만, 백약이 무효에 그치자 마지막 카드로 장학생 선발을 꺼내들었다.

총동문회 윤상희 회장은 “40여 년 전만 해도 1000명에 달했었던 학생수가 이젠 단 한 명, 그것도 6학년생 1명만 남았다”며 “학교가 문을 닫으면 결국 고향이 황폐화되고 마을이 폐허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마지막 잎새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나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차로 불과 10분 거리인 인근 초등학교 두 곳에는 각각 700여 명, 8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중인 사실에 설움도 크다.

유치원, 어린이집, 보육시설 할 것 없이 찾아다니며 백방으로 노력해온 교장은 최근 교직원 회의에서 복받친 듯 “미안하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폐교 위기로 몸부림치는 학교는 강진북초만이 아니다.

전교생이 26명에 불과한 화순 아산초는 전학생에게 집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해 전국적 관심을 받았다.

인구 감소, 학생수 절벽으로 신음하는 농어촌학교의 새로운 대안으로 큰 화제를 모았지만 관련 조례나 규정이 없다보니 결국 선거법에 발목이 잡혀 무산 위기에 처했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인 교육감의 기부행위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 탓이다.

화순교육청은 주택의 건물 가액 등을 감안해 학부모에게 월 60만원의 사용료를 받을 것을 학교 측에 권고한 상태다.

주민이 800여 명에 불과한 강진옴천초는 2013년 전국 최초로 ‘산촌 유학’을 시작했다. 시골학교라는 장점을 극대화해 도시권 학생들이 평소 경험하기 어려운 숲체험이나 텃밭가꾸기 등 자연친화적 프로그램을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교육부 통계상 전남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수는 21만3900여 명이 이른다. 1년 새 7100여 명이 줄었다. 유치원을 제외한 초·중·고만 따지면 19만 여 명으로, 20만명을 밑돌고 있다.

분교를 포함해 31개 학교에서 올해 신입생이 없어 3월 입학식을 생략했고, 신입생이 단 1명인 ‘나홀로 입학’도 초등 4곳, 분교 10곳, 중학교 1곳, 분교 1곳 등 16곳에 달했다.

현재 재학생이 단 한 명도 없이 휴교중인 학교는 목포 유달초 율도분교장을 비롯해 목포 2곳, 신안 4곳, 여수 3곳 등 모두 14곳에 이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재학생이 없는 상태에서 입학생까지 없을 경우 자연스레 휴교조치에 들어가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게 된다”며 “지역특성을 살린 새로운 작은 학교의 모델을 만들고 지역사회와 동문, 교육당국이 나서 인구 유입과 귀농이나 귀촌, 공동학구제나 통합학교 운영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댈 때”라고 말했다. 

 

Review overview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