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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 학교 내 친일 잔재 ‘수두룩’…청산작업 속도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학교 곳곳에 자리한 친일 잔재 청산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광주와 전남 모두 기초조사를 마무리한 상태며, 세부조사 등을 거쳐 가능한 3·1만세운동 100주년,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인 올해 안에 철거작업까지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11일 광주시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제1차 추경을 통해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사업비를 확보한데 이어 최근 일선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교가와 교표, 교기, 교목 등 학교상징물은 물론 기념비나 시설 등에 대한 기초조사를 실시한 결과, 140여 개 학교에서 317건의 친일 잔재 의심사례가 접수됐다.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 가이즈카 향나무 등 학교를 상징하는 교목이 상당수에 이르고, 욱일승천기를 연상케하는 학교 깃발, 친일작곡가가 만든 교가, 일본식 기념비 등도 청산 대상으로 지목됐다.

일부 사학 법인의 경우 일본식 법인 명칭이 도마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덕고와 대동고 등 일부 학교에선 교가를 이미 교체했고, 몇몇은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며, 교목을 소나무나 은행나무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시 교육청은 올 상반기에 구성된 ‘친일 잔재 조사 및 청산 TF팀’을 중심으로 늦어도 9월 중순까지 구체적인 조사를 마무리하고 중간보고회를 가진 뒤 이르면 11월까지 철거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각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사이버 학교역사관’에 친일 잔재 관련 자료를 게시하도록 하고 친일 잔재 기념비와 건축물, 동상 등은 존치시킨 뒤 ‘다크투어리즘’에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광주에서는 2016년 친일인사 김백일(일본식 이름 가네자와 도시미나미·1917∼1951)의 이름을 따 논란이 된 백일초의 학교 이름이 성진초로 개명되는 등 학교 내 친일 잔재 지우기 작업이 산발적으로 이뤄져오다 올해초 광주교대 산학협력단의 친일 잔재 조사용역 결과와 역사교육 활성화 조례 등을 근거로 본격화됐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학생독립운동 90주년과 연계해 식민 잔재청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세밀한 검증을 거쳐 변경 절차를 밟아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도 교육청도 올 상반기 1차 전수조사를 통해 교가와 석물(표지석, 흉상 등), 생활규정 등 친일 잔재 115건을 공식 확인했다.

김동진, 김성태 등 친일음악가가 작곡한 교가가 18개교에 달했고, 33개교에서는 일제충혼탑과 공덕비 등을 모방한 일본식 석물이, 64개 학교에서는 일제식 생활규정이 잔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 교육청은 이같은 잔재 외에도 일제강점기 흔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현장점검을 거쳐 본격적인 청산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친일 잔재 청산이 어린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는데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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